정점

한국의 인구 문제를 논할 때 ‘저출산’과 ‘고령화’는 세트다. 

저출산 현상은 합계출산율 2.1명을 기준으로, 고령화사회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비율 7%를 기준으로 논한다. 

모두 비율의 문제다. 

뉴스에서 떠드니 뭔가 큰 위기가 찾아오는 것 같지만 잘 와닿진 않았다. 한국의 저출산 담론은 미래에 연금이 고갈될 것이란 경고가 주가 되는 편이다. 너무나 멀게 느껴졌다. 

그러는 사이 자주 놓치는 게 있었다. 

총인구.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수치이지만 그동안 들여다볼 생각을 못했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의 인구는 정점을 찍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한민국 총 인구수는 5182만9136명이었다. 2021년은 5172만9071명으로 줄었다. 

건국 이래 매년 늘어나기만 하던 인구는 이제 줄어들기 시작했다. 오르막이 내리막으로 변했다.

대한민국은 이제 자연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나라다. 새로 태어나는 이보다 세상을 떠나는 이가 더 많다.

인구 감소는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어쩌면 반등은 꽤 오랫동안 없을지 모른다. 어쩌다 합계출산율이 반등해도 총인구가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합계 출산율은 이미 전세계 꼴지다. 

수명이 늘어나 인구가 늘어나면 그것은 그것대로 문제다. 지금의 인구 구조로도 감당이 안되는 국가 재정 상황이다. 

총인구 감소는 내수 시장 위축의 신호탄일지 모른다. 이는 건국 이래 처음 겪는 현상이다. 한반도에서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좋든 싫든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타이밍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