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MZ세대’는 지금까지도 한국 언론에서 애용하는 단어다. 네이버 국어 사전과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정의를 포기한 이 단어는 아마 한국에서만 쓰는 용어가 아닐까 싶다.

M과 Z는 알파벳이고, 세대(世代)는 한자어인데, 국립국어원에서도 이 해괴망측(駭怪罔測)한 단어의 순우리말 찾기는 진작 포기한 것 같다. 한글을 사랑하는 신문사 한겨레는 ‘엠제트(MZ) 세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베이비 붐 세대(Baby Boomers)부터 이어져 온 세대 담론은 미국산(美國産)이다. ‘M’은 밀레니얼(Millennials)에서, ‘Z’는 젠지(Generation Z)에서 나온 이니셜이다. 

한국에선 유독 M과 Z를 묶어 MZ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한때는 ’90년대생’이라는 아류적인 개념도 등장했다.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은 한 때 대기업 임원 아저씨들의 필독서였다)

밀레니얼(M)은 보통 1980년~1996년생, 젠지(Z)는 1997년~2012년생을 가리킨다. 합치면 32년 정도 된다. 한국 언론에선 10대, 20대, 30대를 싸잡아 ‘MZ세대’라고 불러댔다.

이같은 해프닝은 국내 언론사 데스크 영향이 크다고 본다. 대부분 50대인 국내 언론사 부장들 눈에는 그냥 ‘싸가지 없는 요즘것들’을 ‘MZ’라고 부르기 쉬웠을 것이다. 해외뉴스를 읽기는커녕 평소 독서도 잘 안하는 아저씨들에겐 그게 편한 길이다. 

정확한 세대 구분은 정치적, 경제적으로도 중요하다. 유권자를 공략하는데도, 소비자에게 마케팅을 하는데도 대상 집단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20대에 막 진입한 세대를 이해하는 게 더욱 중요한데, 그들이 유행의 첨단에 서 있기 때문이다. 20대는 위아래 세대의 주목을 동시에 받는다. 10대는 20대를 선망하고, 나이든 자들은 젊음을 그리워한다. 젊은 세대가 늙은 세대의 유행을 따라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2025년 현재 한국의 젠지(Z)는 여전히 10대와 20대에 걸쳐 있다. 2010년생은 아직 고등학생이고, 1997년생은 20대의 끝자락에 섰다. 

엠제트(MZ)가 아닌 젠지(Z)를 들여다 보는 일은 여전히 유효한 시점이다.